2025년 12월 2일 화요일

푸드표현예술치료: 오감이 마음을 열 때 일어나는 변화들

🥕 푸드표현예술치료: 오감이 마음을 열 때 일어나는 변화들

음식은 단순한 ‘섭취의 대상’이 아니다.
향과 색, 온도, 질감,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까지—음식을 대할 때 스며드는 감각은 우리의 뇌, 특히 정서중추와 깊게 맞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상담 현장에서 종종 이렇게 말한다.
“음식은 마음을 여는 가장 부드러운 문입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러한 감각 기반 접근을 토대로 한다.
인간중심표현예술치료의 따뜻한 관계성, 긍정심리학의 강점기반 관점, 그리고 뇌과학적 원리를 통합해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치료 기법이다.
비록 재료는 소박할지라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변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 손끝이 열어주는 뇌의 변화

손을 사용하는 활동은 전전두피질·전측대상피질처럼 정서조절과 관련된 영역을 활성화한다는 연구가 있다.
이때의 촉각 자극은 불안을 낮추고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며, 자연스러운 몰입(flow) 상태로 이끈다.

몰입은 단순한 집중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낮추고 자아통합을 돕는 핵심 경험이다.
내담자들이 푸드활동 중 몰입에 빠지는 이유는 바로 오감의 자극이 뇌의 조절 시스템을 직접 깨우기 때문이다.


🍎 음식이라는 매체가 주는 ‘안전함’

상담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불안과 경계심이다.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더 어렵다. 하지만 음식은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고, 안정감은 마음의 문을 연다.
상담자가 압박하지 않아도, 손끝에서 차분하게 감정이 드러난다.

내담자들은 종종 말한다.
“선생님, 만들다 보니 제 마음이 어떤지 알겠어요.”
“차갑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이렇게 따뜻한 색이었네요.”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이 색, 형태, 온도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비언어적 표현이 언어보다 먼저 감정에 접근한다는 심리학 이론이 바로 이 장면에서 실현된다.


🍯 향과 맛이 불러오는 기억의 회복력

음식의 향과 맛은 해마와 편도체를 자극해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특히 긍정적 기억이 재소환되면 내담자의 현재 정서가 안정되고, 회복탄력성이 촉진된다.
우울감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부드럽게 여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 상담 장면 속 변화들

푸드표현예술상담사로서 나는 수많은 변화를 보아왔다.

  • 말없이 앉아 있던 아이가 작은 딸기 하나를 자르며 마음을 털어놓는 순간.
  • 늘 긴장하던 성인이 따뜻한 색감의 과일을 배열하며 자신의 불안의 근원을 이해하는 순간.
  • 군에서 온 내담자가 단순한 재료 배치를 통해 자부심과 회복감을 찾는 순간.

심리치료는 언제나 거창한 도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익숙하고 안전한 것에서 출발한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바로 그 지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이어주며 치유를 돕는다.


📖 앞으로의 글에서는…

앞으로 나는 푸드표현예술치료의 과학적 근거, 대상별 임상 활용, 변화의 실제 장면을 30개의 주제로 풀어낼 예정이다.
음식과 예술, 심리와 뇌과학이 만나는 이 독특한 접점에서
우리는 마음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Damasio, A. (1994). Descartes' Error.
  • Malchiodi, C. A. (2015). Creative Interventions for Traumatized Children.
  • Csikszentmihalyi, M. (1990). Flow.
  • Rogers, C. (1961). On Becoming a Person.
  • van der Kolk, B. (2014). The Body Keeps the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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