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나를 쉬게 하는 계절
3일간의 줌 연수를 마치고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섰다. 며칠 동안 화면 속 세상에 갇혀 있던 눈과 마음이 오랜만에 햇살을 만났다. 아파트 정원엔 어느새 가을이 가득 내려앉아 있었다.
단풍든 나무들은 저마다의 빛깔로 옷을 갈아입고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 듯했다. 노랑, 주황, 붉은빛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그 사이 모과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노랗게 익은 모과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홀로 누워 있는 그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혼자만의 쉼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문득, ‘혹시 나도 그 모과처럼 쉬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수로 지친 몸과 마음이, 잠시 멈춤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발길 아래엔 소나무 잎들이 부드럽게 깔려 있었다. 그 위를 걷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마저 가을의 숨결처럼 따뜻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쌀쌀했지만, 그 안에서 나는 오히려 포근한 평화를 느꼈다.
오늘의 가을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괜찮아, 잠시 쉬어도 돼’라고 조용히 내 마음에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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