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서로 낯선 사람들이 모여 한 공간에서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는
안전감, 신뢰감, 그리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말로만 관계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나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자기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 과정을 가장 부드럽게 열어주는 매개체다.
음식은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낮추고,
대화를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이끌어낸다.
말이 없어도,
함께 재료를 고르고, 옆자리 친구의 작품을 보며 웃고,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는 동안 이미 관계는 만들어지고 있다.
집단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작품을 흥미롭게 바라본다.
“와, 너는 이렇게 했네?”
“이거 너무 귀엽다!”
이런 반응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다.
관계적 접근의 시작이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접근 행동(Social Approach Behavior)이라고 부른다.
청소년 집단에서는 더 강력한 변화가 나타난다.
평소 말수가 적던 아이도
“내가 만든 건 이런 의미예요.”라고 말하기 시작하고,
다른 친구가 “비슷하네? 나도 이런 느낌이었어.”라고 반응하면,
그 순간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를 발견한다.
이러한 경험 기반 공감(Experiential Empathy)은
언어적 공감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깊다.
성인 집단에서도 마찬가지다.
말로는 쉽게 나누지 못하던 감정이
작품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재료를 고르는 손끝에서 조심스레 드러난다.
그러다 누군가 조용히 말한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이 한마디는 집단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부드럽게 만든다.
푸드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촉진한다.
예쁘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없고,
서로의 작품을 비교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다양한 표현은 집단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관계 자원이 된다.
집단상담에서는 이 다양성이 관계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음식은 정서적 안전기반(Emotional Safety Base)을 제공한다.
불안하거나 긴장한 참여자도
음식이라는 친숙한 매체를 사용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방어를 내려놓는다.
이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보다 솔직하고 진실하다.
집단상담의 목표 중 하나는
참여자들이 서로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 감각을 매우 빠르게 만들어낸다.
함께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활동을 넘어
연결(Connection)의 경험이 된다.
나는 여러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푸드표현예술치료가 관계를 열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장면을 수없이 보았다.
그 순간들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용기와
타인을 받아들이는 따뜻함을 동시에 배운다.
집단 안에서 함께 만든 작품은
그날의 공감과 웃음, 위로와 연대의 기록이다.
푸드는 단순한 조형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다.
그리고 그 다리 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워진다.
📚 참고문헌
- Yalom, I. (1995). The Theory and Practice of Group Psychotherapy.
- Corey, G. (2017). Theory and Practice of Group Counseling.
- Malchiodi, C. A. (2012). Art Therapy and Health Care.
- Siegel, D. (2012). The Whole-Brain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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