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마음이 조금 다르게 움직이더라고요. 작은 딸과 큰 사위는 당직이라 출근을 하고, 큰딸과 둘째 사위는 손녀딸 셋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기로 했어요.
키즈카페 오픈은 10시인데, 지금은 아직 8시예요.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벌써 제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코끼리 키즈카페 갈 거지?”
큰 손녀딸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우리 코끼리 키즈카페 갈 거지?”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잠깐 멈추더라고요. 어른인 저는 먼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 사람이 많겠지?
- 아이 셋을 데리고 괜찮을까?
- 준비물은 다 챙겼나?
- 가서 누구 하나 울면 어쩌지?
그런데 아이의 마음은 달랐어요. 아이는 이미 키즈카페에 가 있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마음으로요.
아이는 설레고, 나는 걱정이 먼저였어요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참 단순하고도 분명하게 마음을 표현해요. 좋으면 좋은 거고, 가고 싶으면 가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어른은 그 마음 위에 자꾸 걱정을 얹게 되죠.
“힘들겠다.”
“복잡하겠다.”
“챙길 게 많겠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는 즐거운 어린이날인데, 어른인 저는 준비와 걱정이 먼저였던 거예요.
상담을 하며 알게 된 아이의 마음
상담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게 있어요. 아이의 말과 행동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 많은 부분은 부모와 주변 어른을 보며 배워간다는 것이에요.
아이들은 백지처럼 이 세상에 와요. 그리고 그 백지 위에 가장 먼저 그려지는 것은 부모의 말, 부모의 표정, 부모의 반응일 때가 많아요.
그걸 알고 나서 제일 먼저 들었던 마음은 미안함이었어요.
“내가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조금만 더 기다려줬더라면…”
“아이 마음을 조금 더 읽어줬더라면…”
상담공부를 하면서 제일 아쉽고 미안했던 대상은 결국 내 아이들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도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우리도 처음이었다는 것. 부모가 되는 법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연습해보고 시작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어느 날 부모가 되었고, 서툰 상태로 아이를 키워야 했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녹록한 일이 아니에요. 내 감정을 조절해야 하고, 때로는 나를 낮춰야 하고, 힘든 시간도 아이와 함께 지나가야 해요.
자기 자식이 중요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요. 다만 우리도 삶의 소음 속에서 버티다 보니 아이의 작은 마음 소리를 놓칠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육아를 보며 드는 생각
요즘 손녀딸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많이 놀라요.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는 물건들도 훨씬 편리해졌고, 육아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어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엄마 혼자 감당하는 육아가 많았다면, 요즘은 서로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원래 함께하는 거구나.”
아이를 키우는 일은 누군가 한 사람이 버티는 일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고 함께 지나가는 일이 맞는 것 같아요.
오늘은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고요
오늘은 어린이날.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고 해요.
키즈카페에 가기 전부터 걱정이 먼저 올라오지만, 아이의 마음을 먼저 떠올려보려고요.
“이 아이는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이 하루가 아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나는 오늘 어떤 표정으로 이 아이 곁에 있어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져요.
완벽한 하루가 아니어도 괜찮겠죠. 조금 정신없고, 조금 힘들고, 조금 지칠 수도 있지만 아이에게는 함께 웃었던 시간이 더 오래 남을 테니까요.
마무리하며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어른스럽게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더 서툴고, 더 감정이 먼저 나오고, 더 자주 울고 웃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겠죠.
오늘 어린이날 아침, 손녀의 한마디가 제 마음을 멈추게 했어요.
“우리 코끼리 키즈카페 갈 거지?”
그 말 속에는 설렘이 있었고, 기다림이 있었고, 아이의 순수한 기대가 있었어요.
오늘은 그 마음을 조금 더 바라보며 손녀들과 하루를 보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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