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스트레스와 푸드표현예술치료
요즘 상담실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특별히 큰 일은 없는데 너무 지쳐요”라고 말한다.
쉬어도 회복되지 않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으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예민해진다.
이 상태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과잉 스트레스(overstress) 상태에 가깝다.
과잉 스트레스는 몸이 긴장을 풀지 못한 채 늘 ‘대기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나타난다.
신경계는 계속해서 위협을 탐지하고, 생각은 멈추지 않으며 감정은 쉽게 소진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신경계의 휴식이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 휴식을 몸의 차원에서 제공한다.
음식을 자르고, 만지고, 배열하는 조형 활동은 생각을 잠시 멈추고 감각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뇌는 과도한 각성 상태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 모드로 전환된다.
특히 손을 사용하는 반복적인 활동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리드미컬한 손의 움직임은 호흡을 고르게 하고, 근육의 긴장을 풀며, 몸에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괜찮다.”
스트레스 완화의 핵심은 바로 이 신호가 몸에 전달되는 것이다.
상담실에서는 이 변화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처음에는 어깨가 잔뜩 올라가 있던 내담자가 푸드 조형을 하며 점점 자세가 풀리고, 말의 속도가 느려지며,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것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라 신경계 수준의 이완이다.
푸드 조형 활동이 과잉 스트레스에 특히 효과적인 이유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기 때문이다.
- 결과보다 과정에 머물 수 있고
-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다
이 무평가적 환경은 스트레스 상태에 놓인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음식이라는 매체는 감각적으로 매우 친숙하고 따뜻하다.
향, 색, 질감은 사람의 정서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한다.
이 감각적 안정이 쌓이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숨을 고르고 쉬게 된다.
스트레스는 의지로 참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몸을 먼저 내려놓아야 마음도 놓을 수 있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바로 이 순서를 존중하는 접근이다.
나는 상담 현장에서 과잉 스트레스로 지쳐 있던 사람들이 푸드 조형을 마친 뒤 이렇게 말하는 순간을 종종 만난다.
“오랜만에 머리가 조용해졌어요.”
그 말 속에는 단순한 만족이 아니라 회복이 시작되었다는 신호가 담겨 있다.
쉼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힘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그 쉼을 가장 일상적이고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몸이 먼저 쉬는 순간, 마음도 비로소 쉬기 시작한다.
도움받은 곳
- Sapolsky, R. (2004). Why Zebras Don’t Get Ulcers.
- Porges, S. (2011). The Polyvagal Theory.
- Kabat-Zinn, J. (2013). Full Catastrophe Living.
- Malchiodi, C. A. (2015). Creative Interventions for Traumatized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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