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달 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다시 앉았다.
그 사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살아왔다.
바쁘다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시간들,
견뎌야 했던 일들과
말로 꺼내지 못했던 마음들까지도
조금씩 몸에 쌓아두고서.
여섯 달 만에 다시
점심 식탁 위에는
정갈한 음식들이 놓였고
우리는 그보다 먼저 웃음을 나눴다.
“여전하네.”
그 말 속에는
그대로라서 반갑다는 마음과
많이 변했어도 괜찮다는 안심이 함께 들어 있었다.
접시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천천히 먹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지나간 일,
지금의 일,
그리고 쉽게 말해지지 않는 마음들.
누군가는 말했고,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말없이 들어주었다.
커피가 식기 전까지
밥을 먹고 나와
커피를 마시며 앉은 카페에서는
시간이 조금 느려졌다.
말과 말 사이에
굳이 채우지 않아도 되는 침묵이 생겼고
그 침묵이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우리 얼굴을 그려보다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우리 사진을 스케치로 그려보자는 말이 나왔다.
카페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올려두고
챗GPT에게 우리 모습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화면 속에 나타난 그림은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닮아 있었다.
조금은 낯설고, 그래도 충분히 우리였다.
그려진 얼굴들을 바라보다가
우리는 또 한 번 웃었다.
“이건 너 닮았고,”
“이 표정은 꼭 네 같다.”
그 순간만큼은
환경도, 나이도, 역할도 잠시 내려놓고
그저 함께 웃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웃음이 먼저였다
즉흥적으로
스티커 사진도 찍었다.
카메라 앞에서 어색하게 포즈를 잡다가
결국은 모두 웃고 있는 우리.
그 웃음 속에는
지금의 나이도,
지나온 시간도
잠시 비켜 서 있었다.
멀리 있어 함께하지 못한 친구가 떠올라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우리 여기 있어.”
그 한 문장에
안부와 그리움,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을 함께 담았다.
함께였다는 이유
환경도, 문화도,
살아가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이렇게 다시 앉아
같은 테이블을 나눌 수 있다는 건
여전히 소중한 일이다.
어제의 시간은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좋았다.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굳이 길게 하지 않아도
웃음으로 충분했던 하루.
이런 하루가
마음에 남아
오늘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든다.
태그
#고등학교친구 #오랜만의만남 #우정의시간 #다시앉은자리 #말하지않아도 #일상의기록 #스케치사진 #기억을그리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