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파프리카와 오이를 썰다가 문득 접시 위에 올려 보았다.
오이는 길게 썰어 풀처럼 놓고 작게 썬 파프리카 조각들을 그 위에 흩어 보았다.
마치 초여름 풀밭에 작은 꽃잎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만히 바라보니 접시 위에 작은 들판이 생긴 것 같았다.
파프리카의 밝은 색과 오이의 초록빛이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도 이렇게 작은 색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것이 아닐까.
기쁜 날도 있고 조금 지치는 날도 있고 평범하게 지나가는 날도 있다.
그렇게 여러 마음들이 조금씩 쌓여 하루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상담실에서도 사람의 마음은 하나의 감정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쁨도 있고 걱정도 있고 희망도 있고 망설임도 있다.
그 마음들이 한 접시 위의 색들처럼 서로 어울리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파프리카와 오이로 만든 작은 들판을 바라보며 오늘도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상담가의 시선에서 본 파프리카와 오이
파프리카와 오이는 색감도 결도 다르다. 하나는 밝고 또렷하고, 하나는 길고 잔잔하다.
그런데 함께 놓아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재료들이 의외로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닮아 있다. 밝은 감정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차분한 마음만 있는 것도 아니다. 기쁨과 걱정, 안도와 망설임, 희망과 피로가 한 사람 안에서 함께 머물기도 한다.
상담에서는 그 여러 마음 중 하나만 꺼내어 정답처럼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내 안에 어떤 마음들이 함께 있는지, 그 감정들이 어떤 풍경을 이루고 있는지를 천천히 바라보게 된다.
파프리카와 오이를 보며 다시 생각했다. 마음은 하나의 색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결이 함께 놓일 때 비로소 더 또렷하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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