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의 행복

보리밥을 비비는 순간,
이건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맛이라는 걸 알았다.

일곱 가지 나물을 넣어 천천히 비벼 먹는 보리밥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입안에서 고르게 퍼지는 맛이
“잘 먹고 있다”는 감각을 먼저 전해준다.

함께 나온 된장찌개는
시원했고,
민물새우가 들어가 깊이가 있었다.
숟가락을 뜰 때마다
어린 시절 밥상에 앉아 있던 장면이
조용히 겹쳐졌다.

텔레기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어린 배추잎이 들어가 부드러웠고,
팽이버섯이 식감을 더해주었으며,
매운 고추가 칼칼함을 살짝 밀어 올렸다.
여기에도 민물새우가 들어가
국물의 맛이 한층 살아났다.

잘 먹는다는 건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몸과 기억이 함께 만족하는 일이라는 걸,
이 점심이 알려주었다.

사진 몇 장이면 충분한 날이었다.


#점심의행복  #보리밥  #텔레기  #집밥의기억  #따뜻한한끼  #일상의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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