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그대로인데
몸과 마음이 동시에 멈춰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날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의욕이 사라졌다고 말하거나,
내가 너무 늘어진 건 아닐까
스스로를 다그치기 시작합니다.
사라진 건 의욕이 아니라 에너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보면
그날 사라진 것은 의욕이 아니라
에너지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마음이 지칠 때
사람은 무언가를 더 하려 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가장 힘든 건, 나를 비난하는 마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에
정말 힘든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태를 비난하는 마음입니다.
왜 이러는지 설명해야 할 것 같고,
빨리 회복해야 할 것 같고,
이러다 계속 이러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날은
대부분 오래 가지 않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회복의 방향은 달라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잠시 그대로 두는 것.
그것 역시 하나의 돌봄입니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