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의 퇴근이 조금 늦어
오늘은 손녀딸들을 하원시켜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아이들은 내가 하는 푸놀치를 좋아한다.
정해진 놀이가 아니라,
있는 재료를 꺼내 놓고 마음 가는 대로 손을 움직이는 시간이라는 걸
이미 몸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오늘은 여러 가지 스파게티 면과 콩을 꺼내 바닥에 펼쳤다.
콩이 굴러가고, 면이 흩어지고,
어느새 바닥은 아이들의 세계가 되었다.
그러다 아이가 말했다.
“할머니, 초코펜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초코펜도 꺼냈다.
선 위에 선을 더하고,
의미 없는 점을 찍고,
손에 묻은 초콜릿을 보며 웃었다.
누가 무엇을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 앉아 같은 바닥을 보고,
같은 재료를 만지고,
같은 속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오늘의 푸놀치는
아이들에게는 놀이였고,
나에게는 관계였다.
하루가 이렇게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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