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선택,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천천히 질문해 보는 성찰 이야기입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마음 한쪽이 이렇게 허전할까?"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았고, 가족을 위해 책임을 다했으며, 일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꽤 잘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이상한 질문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행복한가?"
목표를 향해 달릴 때는 생각할 틈이 없었는데, 잠시 멈추고 나니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는지 알 수 없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삶에게 묻다 ㉞」에서는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왜 허무함이 찾아오는지, 바쁘게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은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봅니다.
정상에 오른 뒤 허무해진 사람
어느 날 한 남자가 현자를 찾아왔습니다.
남자는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가족을 책임졌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냈습니다.
원하던 자리에도 올랐고, 예전보다 생활도 안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점점 허전해졌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가 원하던 것들을 많이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허무할까요?"
현자가 물었습니다.
"산에 올라가 본 적이 있느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정상에 오를 때 무엇을 생각했느냐?"
"정상에 도착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현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정상에 오른 뒤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했느냐?"
남자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자 현자가 말했습니다.
정상에 오른 뒤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냐?"
목표가 있을 때는 허무함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 동안에는 마음이 분주합니다.
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취업해야 하며,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고,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눈앞에 해결해야 할 일이 계속 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할 여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거나, 아이들이 자라거나, 일이 안정되고 나면 갑자기 마음에 빈 공간이 생깁니다.
그때 그동안 미뤄두었던 질문이 찾아옵니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지?"
바쁨이 삶의 방향을 대신할 때
바쁘게 살아가는 것은 때로 좋은 일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삶에 리듬을 만들고,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바쁨 속에만 있으면 중요한 질문을 미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가?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한가?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쁨은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바쁜 일이 줄어드는 순간 미뤄두었던 질문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해야 하는 일'만 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우리 삶에는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가족을 돌봐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며, 맡은 일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런데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지면 '하고 싶은 일'은 자꾸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잠시 미룹니다.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하지만 그 시간이 몇 년, 때로는 수십 년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 문득 다른 사람의 필요에는 많이 응답했지만 정작 내 마음에는 얼마나 응답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성취의 기쁨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
원하던 것을 이루면 행복합니다.
시험에 합격했을 때, 승진했을 때, 집을 마련했을 때, 오랫동안 목표했던 일을 완성했을 때 기쁩니다.
하지만 그 기쁨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일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다음 목표를 찾습니다.
그래서 목표 달성만으로 삶 전체의 만족을 채우려 하면 계속 새로운 성취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을 자꾸 미래로 미루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종종 행복에 조건을 붙입니다.
"이 일만 끝나면 쉴 거야."
"돈을 조금 더 모으면 즐길 거야."
"아이들이 다 크면 내 시간을 가질 거야."
그런데 한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이 생깁니다.
하나의 걱정이 사라지면 새로운 걱정이 찾아옵니다.
그러다 보면 행복은 늘 미래에 있습니다.
행복을 계속 내일로 미루다 보면
오늘은 언제나 준비하는 날로만 남을 수 있습니다.
허무함은 삶이 잘못되었다는 뜻일까?
허무함을 느끼면 우리는 불안해집니다.
"내가 잘못 살았나?"
"지금까지 한 일이 의미가 없었던 걸까?"
하지만 허무함이 반드시 삶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만으로는 마음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삶을 다른 것으로 채워보고 싶다는 마음의 신호인지도 모릅니다.
멈춘다고 뒤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속 달려온 사람에게 멈추는 것은 불안할 수 있습니다.
쉬고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방향을 확인하려면 때로는 멈춰야 합니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속도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에서 '잘' 살아가는 삶으로
열심히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와 관련이 있다면, 잘 산다는 것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얼마나 놓치지 않았는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중요하다면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건강이 중요하다면 몸을 돌보는 것, 마음의 평온이 중요하다면 쉬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해보는 것입니다.
거창한 변화부터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조금 더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현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현자가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느냐?"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였고,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으냐?"
남자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건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현자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생각하면 되겠구나."
허무함이 찾아온 날에는 질문을 바꿔보세요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무조건 더 바쁘게 살려고 하기보다 질문을 조금 바꿔볼 수 있습니다.
→ "요즘 내 삶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 "더 열심히 해야 하나?"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시간을 쓰고 있는가?"
❌ "무엇을 더 이루어야 행복해질까?"
→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조금 더 늘리고 싶은가?"
삶에게 묻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을까?
해야 하는 일을 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너무 오래 미루지는 않았는가?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을 향해 가느라
내가 원하는 삶을 묻는 것을 잊지는 않았는가?
그리고 만약 지금부터는 조금 다르게 살아도 된다면 나는 무엇을 더 많이 하고 싶은가?
앞으로의 삶에서는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어떤 하루를 살아가고 싶은가?
열심히 살아온 시간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열심히 사는 것에 한 가지 질문을 더해도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무엇을 위해 가장 바쁘게 살아왔는가?
- 요즘 마음이 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 해야 하는 일 때문에 오래 미뤄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앞으로의 삶에서 조금 더 늘리고 싶은 시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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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에게 묻다 ㉜
허무함이 찾아왔을 때 오래 미뤄둔 일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이 글을 함께 읽어보세요.
📖 삶에게 묻다 ㉝
열심히 살아온 지금의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는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길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현재의 선택을 바라보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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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왜 익숙해지면 보이지 않을까? - 당연한 것의 소중함을 잊는 이유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허무하다면
어쩌면 행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곁에 있는 행복에 너무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요?
다음 글에서는 평범한 일상 속 행복이 왜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삶을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속도만큼 방향을, 성취만큼 마음을, 해야 하는 일만큼 하고 싶은 일도 조금씩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잘 산다는 것은 많이 해낸 삶이 아니라
내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아낸 삶일지도 모릅니다.
보라 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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