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버티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힘들어도 쉽게 기대지 못하고, 괜찮은 척 하루를 살아내는 남자들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봅니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괜찮아.”라고 말했는데요.
이상하게 그 말이
더 지쳐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혼자 참기만 할까.
예전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날
소파 끝에 조용히 앉아 있는 뒷모습을 보는데
문득 마음이 쓰였습니다.
버티는 건 익숙한데 마음을 표현하는 건 어려운 사람들
가만 보면
남자들은 자기 감정을 설명하는 데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이 아파도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채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삼키고,
괜찮은 척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느껴져요.
많은 남성분들이
“버티는 방법”은 익숙한데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낯설어하시더라고요.
말하지 않는다고 괜찮은 건 아닙니다
아내분들은 종종 이렇게 말하세요.
“남편은 말을 안 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남성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걱정을 끼칠까 봐,
약해 보일까 봐,
가족에게 부담을 줄까 봐.
그렇게 마음을 안으로만 삼키다 보면
어느 순간 말은 더 줄어들고
외로움은 더 깊어집니다.
가장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마음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생활 걱정,
일에 대한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늘 머릿속에 무언가를 안고 살아가지만
정작 자기 마음은
자주 뒤로 미뤄두게 되죠.
그러다 보면
쉬어도 쉬는 느낌이 들지 않고,
집에 와도 마음은 계속 일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몸은 집에 와 있는데
생각은 여전히 책임과 걱정 안에 머물러 있는 거예요.
무심한 게 아니라 지쳐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말수가 줄었다고 해서
마음이 없는 건 아닐 수 있습니다.
대답이 짧아졌다고 해서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닐 수 있어요.
그저 하루를 버티느라
마음의 에너지가 다 닳아버린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혼자 멍하니 있고 싶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괜찮다는 말로 모든 걸 덮어버리는 거죠.
사실은 무심한 사람이 아니라
오래 지쳐 있었던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말없는 마음도 한번 바라봐 주세요
가장 지친 사람은
늘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외롭고 지쳐 있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오늘은 그 침묵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도 좋겠습니다.
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없다고 단정하지 않고,
그 사람도 자기 방식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었구나 하고요.
왜 남자들은 힘들다는 말을 못할까.
어쩌면 그건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법을
오래 배우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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