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도 자세처럼, 내가 익숙하게 해온 습관에서 조금씩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뜻밖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을 하러 갔는데, 이상하게 관계가 떠올랐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고개만 오른쪽으로 가세요.”
“몸 전체를 돌리지 마세요.”
“힘을 조금 빼보세요.”
그런데 저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개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휙 돌려버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관계에서도 내가 이렇게 하고 있을 때가 있겠구나.”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불편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제 자세가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똑바로 서 있다고 생각했고, 균형도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내 자세와 실제 몸의 균형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것을요.
관계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너무 익숙해지면 다른 사람의 반응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
“그런 걸로 서운해한다고?”
그렇게 상대의 불편함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순간, 관계는 아주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관계는 큰 사건보다 작은 반복으로 멀어집니다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는 꼭 큰 싸움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사소한 반복이 더 오래 남을 때가 많습니다.
상대가 싫다고 했던 말을 또 하고, 불편하다고 했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넘기는 일이 반복될 때, 마음의 거리는 조금씩 벌어집니다.
마치 잘못된 자세가 하루아침에 몸을 틀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 반복된 습관이 몸의 균형을 바꾸는 것처럼 말입니다.
말투 하나, 표정 하나, 반응 하나가 반복되면서 상대의 마음 안에는 작은 피로감이 쌓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온 방식대로 사람을 대합니다
운동을 하다가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몸이 틀어졌을까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오셨다는 증거죠.”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관계도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경험을 가지고 사람을 만납니다. 누군가는 눈치를 보며 살아왔고, 누군가는 상처받지 않으려고 먼저 방어하는 법을 배웠고, 누군가는 인정받기 위해 늘 맞춰주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도 내가 살아온 시간이 묻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나에게는 익숙해도, 상대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맞고 틀림보다 불편함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관계 안에서 무엇이 완전히 맞고, 무엇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방식이 다르고, 상처받는 지점도 다르고,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상대가 반복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말과 행동이라면 한 번쯤은 멈추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아무 뜻 없이 한 말이었는데, 상대는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편해서 한 행동이었는데, 상대는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관계에서는 내가 어떤 의도로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관계도 자세처럼 조금씩 수정해가야 합니다
몸의 자세도 한 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관계의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익숙해진 말투, 반응하는 방식, 상대를 판단하는 습관은 쉽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알아차림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고 멈추기보다 “혹시 내가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잠시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 질문 하나가 관계의 방향을 조금씩 바꿀 수 있습니다.
내 관계 습관을 돌아보는 질문
- 나는 상대가 불편하다고 말했을 때 바로 방어하지는 않았나요?
-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넘긴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 상대의 예민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가 놓친 감정은 없었나요?
-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만 고집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 관계를 위해 조금 수정해야 할 내 말투나 태도는 무엇인가요?
마무리하며
필라테스를 하며 몸의 자세를 배우는 줄 알았는데, 저는 관계의 자세까지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똑바로 서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조금씩 기울어져 있었던 것처럼, 관계에서도 나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나를 비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알았다면, 조금씩 수정해가면 됩니다.
몸의 자세를 다시 잡듯이, 관계의 자세도 다시 배워갈 수 있으니까요.
오늘 나는 관계 안에서 어떤 자세로 서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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