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엄마를 ‘큰 입’으로 표현한 이유, 사진을 보고 마음이 멈췄습니다

사과껍질과 수박씨로 만든 작은 작품 속에는 아이가 바라본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채채가 갑자기 엄마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나 푸드 하고 싶어.”

채채는 요즘 푸드표현예술치료, 제가 부르는 말로는 푸놀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끔 제게도 묻습니다.

“할머니 집에 푸드 하러 가도 돼요?”

시간이 맞으면 할머니 집에 와서 푸놀치를 하며 놀다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과일을 먹는 과정에서 스스로 사과껍질과 수박씨를 이용해 엄마와 아빠를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사과껍질은 머리가 아니라 ‘입’이었습니다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는 사과껍질이 머리처럼 보였습니다. 딸도 그렇게 생각하고 채채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채채는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머리가 아니라 입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이 잠시 멈췄습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먼저 이미지로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어른이 지나쳐 버리는 장면도 아이 마음속에는 오래 남아 있다가 놀이와 작품으로 나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할머니인 저의 조심스러운 생각입니다.

하지만 채채가 엄마를 표현하면서 입을 크게 만든 것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엄마의 말이 크게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의 입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이런 말이 나옵니다.

  • 손 씻어야지.
  • 그렇게 하면 안 되지.
  • 위험해, 뛰지 마.
  • 깨끗하게 먹어야지.
  • 조심해야지.
  • 하지 마.

이 말들은 대부분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보호하고 싶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고,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엄마도 아이를 사랑합니다.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이상합니다. 좋은 말보다 서운했던 말, 속상했던 말, 금지당했던 말이 더 크게 남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보다 걱정이 크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부모는 사랑으로 말했지만, 아이는 때로 그것을 잔소리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는 보호하려고 했지만, 아이는 자신이 계속 지적받는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작품은 부모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마음속에 남은 장면을 보여주는 작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는 채채의 작품을 보며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 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하고 있을까?
  •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지적을 더 많이 하고 있지는 않을까?
  • 아이에게 “하지 마”보다 “괜찮아”를 더 자주 말하고 있을까?
  • 내 마음의 사랑이 말투 속에도 충분히 담기고 있을까?

아이의 놀이는 마음의 언어입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에서 음식은 단순한 재료가 아닙니다. 아이가 마음을 꺼내 놓는 하나의 언어가 됩니다.

수박씨 두 알은 눈이 되고, 사과껍질 한 조각은 입이 됩니다. 그리고 그 작은 배치 속에 아이가 바라본 가족의 모습이 담깁니다.

채채가 만든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표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른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뿐입니다.

오늘 내가 아이에게 남긴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매일 사랑하고, 매일 걱정하고, 매일 후회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부모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아이가 남긴 작은 표현 앞에서 잠시 멈출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관계는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채채의 사과껍질 작품은 제게 이렇게 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아이에게 건넨 말이 아이 마음속에서 어떤 모양으로 남을지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 걱정으로만 들리지 않도록, 걱정 속에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더 담아야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은 질문

  • 오늘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했나요?
  • 아이에게 내 목소리는 어떤 느낌으로 남아 있을까요?
  • 우리 아이가 나를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만들까요?
  • 사랑하는 마음이 말투에도 충분히 담겨 있었나요?

해시태그

#아이마음읽기 #푸드표현예술치료 #푸놀치 #채채이야기 #할머니집엔마음이익어가요 #부모교육 #육아심리 #감정표현 #아이의언어 #상담가의시선 #할머니의시선 #가족소통 #아이와대화 #감정소통 #보라강민주

사과껍질과 수박씨로 엄마와 아빠를 표현한 아이의 작품을 통해 아이 마음, 부모의 말, 감정 표현의 의미를 상담가와 할머니의 시선으로 풀어낸 글입니다.

```

댓글 쓰기

0 댓글

신고하기

프로필

이 블로그 검색

01

태그

이미지alt태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