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배우는 삶 ⑦ │ 엄마는 시장에서 사람을 먼저 만났습니다

엄마는 시장에서 사람을 먼저 만났습니다 | 엄마에게 배우는 삶 ⑦

87세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기록합니다.


며칠 전 엄마와 함께 장날에 다녀왔습니다.

수술 이후 운전이 어려워진 저는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장날은 시골이 조금 더 활기를 띠는 날입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웃음소리가 들리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그 풍경을 엄마는 참 좋아하십니다.


엄마는 장을 보러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는 발걸음을 멈추셨습니다.

저 멀리서 아는 분이 걸어오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잘 지냈어요?" "몸은 좀 어때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요?"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엄마는 시장에서 물건을 먼저 찾지 않으셨습니다.

사람을 먼저 만나셨습니다.


반가운 얼굴이 먼저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시장을 걷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필요한 물건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었는데, 엄마는 오늘 만날 사람들을 마음속에 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길지 않았습니다.

건강을 묻고, 가족 안부를 묻고,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엄마에게는 참 소중해 보였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장을 다 보고 우리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시골버스는 타는 곳이 여러 곳이라 잘못 기다리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운 날씨였지만 우리는 맨 끝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저는 햇볕이 뜨겁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오늘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얼굴 봐서 좋더라." "많이 좋아 보이더라." 그 말씀을 들으며 엄마는 시장에서 물건보다 사람을 담아 오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남는 삶

회복을 위해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엄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였습니다.

엄마는 큰 선물을 받은 날보다, 누군가를 만나 웃으며 인사한 날을 더 오래 기억하셨습니다.

아마 그래서 지금도 시장에 가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평생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살아오신 시간이 엄마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엄마에게 삶을 배웠습니다

엄마는 오늘도 시장에서 물건보다 사람을 먼저 만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좋은 삶은 많은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안부를 묻고, 안부를 들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엄마는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사셨고,
저는 그 하루에서 삶을 배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안부를 먼저 물어본 것이 언제인가요?

짧은 안부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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