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채는 49개월, 홍이는 31개월입니다. 홍이는 언니인 채채와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말을 듣고 따라 합니다.
두 아이를 보고 있으면 홍이의 빠른 언어발달에는 언니의 영향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 30개월이 되어가는 예예를 보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예는 형제자매 없이 자라는 외동아이이지만 새로운 말을 빠르게 배우는 편입니다.
엄마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기억했다가 비슷한 상황에서 그대로 사용합니다. 작은 아이의 입에서 어른스러운 표현이 나오면 가족들은 웃기도 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아이의 언어발달은 형제자매가 있는지 없는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 외동아이도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 언어와 신체 발달은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한 가지 행동만으로 아이의 전체 발달을 판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외동아이도 혼자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예예가 엄마와 대화를 많이 나누기 때문에 말이 빠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가장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부모의 영향은 큽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예예가 말을 배우는 곳은 가정만이 아닙니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또래 친구들의 말을 듣고, 채채와 홍이도 자주 만나기 때문에 자신보다 조금 큰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과 놀이 방법을 자연스럽게 접합니다.
예예가 외동으로 자란다고 해서 혼자 배우는 아이인 것은 아닙니다. 예예를 둘러싼 가족과 어린이집, 또래와 언니들이 모두 하나의 넓은 언어 환경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형제자매는 없어도
아이를 둘러싼 관계 속에는
수많은 말과 배움이 있습니다.
예예의 말은 어디에서 자랄까요?
아이는 어른이 가르쳐주는 단어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물건을 찾으며 하는 말, 음식을 먹을 때 내는 감탄,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사용하는 표현까지 유심히 듣습니다.
단어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말투와 표정, 그 말을 사용하는 상황까지 함께 익힙니다.
어른은 아이가 갑자기 새로운 말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전부터 같은 말을 여러 번 듣고 마음속에 저장해 두었다가 비슷한 상황에서 꺼내 사용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예예의 언어도 한 사람에게서만 배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 가정에서는 엄마와 아빠의 일상적인 말을 듣습니다.
-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과 또래의 표현을 배웁니다.
- 채채와 홍이를 만나며 언니들의 말과 놀이를 관찰합니다.
여러 관계에서 듣고 경험한 말들이 예예의 언어 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있으면 말이 더 빠를까요?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대화를 들을 기회가 많을 수 있습니다. 함께 놀면서 새로운 단어를 접하고, 원하는 것을 얻거나 자신의 순서를 지키기 위해 말을 사용합니다.
홍이도 채채와 지내면서 여러 표현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 “나도 할래.”
- “내가 먼저야.”
- “같이 놀자.”
- “그건 내 거야.”
자매가 함께 노는 시간뿐 아니라 다투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도 언어를 사용할 기회가 됩니다.
그렇다고 형제자매가 없는 아이의 언어발달이 반드시 늦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예처럼 부모와 대화하고 어린이집에서 또래를 만나며 채채와 홍이를 자주 만나는 아이는 다양한 관계 안에서 충분한 언어 자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형제자매가 있는가보다 아이가 누구와 만나고, 어떤 말을 들으며, 자신의 표현에 어떤 반응을 경험하는가입니다.
말은 빠르지만 움직임은 조금 천천히
예예는 일상적인 말을 빠르게 배우고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 편입니다. 반면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몸으로 새로운 기능을 익히는 모습은 언어에 비해 조금 천천히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면 궁금해집니다.
“말은 이렇게 빠른데 자전거 타기는 왜 조금 느릴까?”
아이의 발달은 모든 영역에서 같은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언어와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 사회성과 정서 발달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만 반드시 나란히 발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빠르게 배우는 아이가 신체 활동도 모두 빨리 익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몸을 능숙하게 움직이는 아이가 말을 일찍 시작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자전거 타기에는 경험과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타려면 다리의 힘뿐 아니라 균형을 잡고 앞을 바라보며, 손과 발을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자전거를 타본 횟수와 연습할 수 있는 환경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조심성이 많은 아이는 넘어질까 봐 천천히 시도할 수 있고, 아직 자전거 자체에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지 못한다는 한 가지 모습만으로 신체발달이 느리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발을 한 번 움직여볼까?”
“어제보다 조금 더 갔네.”
결과보다 시도하는 과정을 알아주면 아이는 부담을 줄이고 자신의 속도로 새로운 활동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잘하는 것과 천천히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비슷한 개월 수의 아이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됩니다.
“저 아이는 벌써 자전거를 타네.”
“우리 아이는 말이 더 빠르네.”
그러나 한 가지 능력만으로 아이의 전체 발달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아이는 말을 통해 세상을 탐색하고, 어떤 아이는 몸을 움직이며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또 어떤 아이는 오랫동안 관찰하다가 충분히 익숙해진 뒤 행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예예에게도 빠르게 배우는 영역과 천천히 익히는 영역이 함께 있습니다. 언어가 빠르다는 것은 예예가 말에 관심이 많고 주변 사람의 표현을 잘 관찰한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를 천천히 익힌다는 것은 그 활동에 조금 더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말을 많이 시키기보다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 많은 단어를 외우게 하거나 계속 따라 말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것을 함께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말을 주고받는 것이 좋습니다.
→ “빨간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네.”
아이가 “물 줘”라고 말하면
→ “물이 마시고 싶구나. 컵에 따라줄게.”
아이는 자신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즐거움을 경험할 때 다시 말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예예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홍이는 채채를 따라 하며 말과 놀이를 배웁니다. 예예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일상의 표현을 익히고, 어린이집에서 또래와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언어를 접합니다.
채채와 홍이를 만나는 시간도 예예에게는 또 하나의 배움이 됩니다.
형제자매가 있다고 해서 저절로 말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고, 외동이라고 해서 언어 자극이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만나는 사람과 환경, 타고난 기질과 관심,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 발달에 영향을 줍니다.
아이의 성장은 한 줄로 똑같이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잘하는 것과 서툰 것이 서로 다른 속도로 자라며
조금씩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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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1. 외동아이는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보다 말이 늦나요?
형제자매의 유무만으로 언어발달의 속도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와의 대화, 어린이집과 또래 관계, 아이의 기질과 관심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Q2. 말은 빠른데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해도 괜찮을까요?
언어와 신체 활동은 서로 다른 속도로 발달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는 균형감각뿐 아니라 연습 경험과 관심도 영향을 줍니다. 한 가지 활동만으로 전체 발달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3.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요?
단어를 반복해서 외우게 하기보다 아이가 바라보는 것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말로 표현해주세요. 아이의 짧은 말을 조금 확장해주고 대답을 기다려주는 대화가 도움이 됩니다.
※ 아이의 발달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또래와 비교해 말의 이해나 표현, 걷기와 움직임 등이 뚜렷하게 늦거나 사용하던 능력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다면 소아청소년과 또는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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