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리는 아이, 친구와 놀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할 때|부모가 해줄 말

어릴 적, 처음 보는 아이들이 놀고 있는 무리에 슬쩍 끼어 놀아본 적이 있나요?

놀이터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미끄럼틀을 괜히 한 번 더 타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면서 아이들을 곁눈질하던 순간이요.

그러다 마음을 먹고 아이들 옆에 쪼그려 앉아 함께 모래를 파기 시작하면, 어느새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친구처럼 함께 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이 ‘어느새’가 쉽게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주변을 맴도는 아이도 있습니다.

낯가림은 반드시 고쳐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가 새로운 사람과 상황을 충분히 살펴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놀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채채

채채도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쭈뼛거릴 때가 있습니다.

그네를 타고 싶어도 그네를 타고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차례를 말하지 못합니다.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할머니에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할머니가 말해줘.”

채채에게 그네를 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타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왜 직접 말하지 못하느냐고 물으면 채채는 “창피해”, “쑥스러워”라고 말합니다.

채채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가 없다는 평가가 아닙니다. 친구에게 다가가는 첫 순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작은 도움입니다.

낯가리는 아이의 마음속 두 가지 마음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한다고 해서 친구를 싫어하거나 혼자 놀고 싶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속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마음이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나도 같이 놀고 싶어.”
“그런데 친구가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보다 걱정과 긴장이 먼저 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의 놀이를 오래 바라보거나 주변을 서성이고, 부모나 할머니에게 대신 말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런 아이에게 “빨리 가서 같이 놀자고 해”라고 재촉하면 친구에게 다가가는 일에 어른의 기대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재촉하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세요

채채가 저에게 대신 말해달라고 할 때는 행동을 요구하기 전에 채채의 마음을 먼저 말로 표현해줄 수 있습니다.

  • “채채도 그네를 타고 싶은데 직접 말하려니 쑥스럽구나.”
  • “친구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걱정되는 것 같아.”
  • “할머니가 옆에 같이 가주면 좋겠어?”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은 아이는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다음 행동을 생각할 여유도 조금씩 생깁니다.

친구에게 다가가는 짧은 말을 알려주세요

낯가리는 아이에게는 긴 설명보다 실제 상황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짧고 구체적인 문장이 도움이 됩니다.

  • “나도 같이 놀아도 돼?”
  • “다 타면 나도 타도 돼?”
  • “다 하고 나면 알려줄래?”
  • “이거 같이 할래?”

아이가 혼자 말하기 어렵다면 처음에는 어른이 보여주고, 다음에는 함께 말해볼 수 있습니다.

도움을 줄이는 순서

  1. 어른이 대신 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 아이와 어른이 함께 말합니다.
  3. 어른이 옆에 있고 아이가 말합니다.
  4. 익숙해지면 아이가 혼자 시도합니다.

도움을 한 번에 없애기보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좋습니다.

말하지 못한 날에도 작은 시도는 남습니다

아이가 끝내 친구에게 말을 걸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시간을 실패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친구들의 놀이를 바라본 것, 조금 가까이 가본 것, 할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한 것도 모두 관계를 향한 작은 움직임입니다.

아이가 말하지 못한 날에는 이렇게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 “오늘은 말하는 것이 어려웠구나.”
  • “그래도 친구들 가까이까지 가봤네.”
  • “다음에 마음이 준비되면 다시 해보자.”

반대로 아이가 용기를 냈다면 크게 환호하기보다 과정을 담담하게 알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쑥스러웠는데도 직접 말해봤구나.”

아이가 느끼는 쑥스러움을 존중하면서 시도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말입니다.

낯가림을 없애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쑥스럽고 긴장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조금씩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른은 아이를 앞에서 끌기보다, 아이가 돌아보았을 때 그 자리에 있는 안전한 사람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낯가리는 아이에 관한 자주 묻는 질문

낯가리는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한 건가요?

낯가림만으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익숙해진 뒤에는 친구와 놀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아이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항상 대신 말해줘도 될까요?

처음에는 대신 말해줄 수 있지만 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조금씩 남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말하기, 함께 말하기, 옆에서 기다리기의 순서로 도움을 줄여볼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면 계속 기다려야 하나요?

무조건 기다리기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사용할 말을 미리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불안이 오래 지속되면서 유치원 생활이나 일상적인 의사 표현을 방해한다면 교사 또는 아동 발달·심리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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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리는 우리 아이 ②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는 순간, 어른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유아 심리와 양육 정보를 위한 내용입니다. 아이의 불안이나 의사소통 어려움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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