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결국 내가 다 해야 해.”
“저 사람과는 더 이야기해 봐야 소용없어.”
일이나 관계에서 지치면 아직 살펴보지 못한 부분이 있어도 결론부터 내리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빨리 결정해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기 때문이지요.
지난 글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눈앞의 문제에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인식기능이 부기능인 경우, 자신의 시야를 어떻게 다시 넓혀 볼 수 있을지 살펴보려 합니다.
인식기능이 부기능이라는 것은?
MBTI에서 인식기능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관련됩니다. 눈앞의 사실과 경험을 살피는 감각, 가능성과 의미를 살피는 직관이 여기에 속합니다.
인식기능이 부기능인 경우에는 평소 판단기능을 앞세워 생각하되, 인식기능이 그 판단의 균형을 돕는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사람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니까요.
지쳤을 때는 ‘내 결론’을 잠시 내려놓기
스트레스가 심한 날에는 “이미 답은 정해졌어”라는 생각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놓친 정보가 있는지 잠깐 살펴보는 일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료의 짧은 답장을 보고 “나를 무시하나 봐”라고 느꼈다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 내가 실제로 확인한 것은 무엇일까?
-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 다른 설명도 가능할까?
이 질문들이 상대를 이해하거나 참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 마음을 지키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생각 하나에 선택을 맡기지 않기 위한 과정입니다.
작은 긍정정서가 만들어 주는 여유
마틴 셀리그먼은 긍정정서를 웰빙의 한 요소로 보았습니다.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확장·구축 이론은 긍정정서가 생각과 행동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마음이 잔뜩 긴장한 상태라면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잠시 밖을 걷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처럼, 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시간을 먼저 가져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아져야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작은 여유가 생기면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를 물어볼 힘도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세 가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진다면 종이에 짧게 적어보세요.
1. 내가 확인한 사실 한 가지
2. 아직 모르는 것 한 가지
3. 더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 한 가지
곧바로 답을 바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결론에 이르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조금 넓어질 수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인식기능이 부기능이면 항상 성급하게 판단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글은 스트레스 속에서 자신의 반응을 돌아보는 하나의 관점을 제안합니다. 유형만으로 행동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가능성을 살피면 결정을 계속 미루게 되지 않을까요?
모든 가능성을 끝없이 검토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확인한 사실과 아직 모르는 것을 구분한 뒤, 필요한 만큼 살펴보고 결정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MBTI의 기능은 각자의 회복 방식을 살펴보는 하나의 관점입니다. 특정 유형에 정해진 회복법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음 글에서는 판단기능이 부기능인 경우를 중심으로, 마음이 복잡할 때 자신의 기준을 다시 찾는 방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참고: Myers & Briggs Foundation의 유형 역동 설명 ·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긍정심리학센터의 PERMA 설명 · 미국심리학회의 확장·구축 이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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