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오늘은 누군가의 선택입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청소년단이 함께한 푸드테라피 시간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오늘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제는 용인시청소년수련원에서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과 보훈청소년단 학생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강의 제목은 “당연한 오늘은 누군가의 선택입니다”였습니다.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누군가의 용기와 선택, 그리고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처음 만남은 조금 어색했습니다

강의장에 들어섰을 때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의 표정은 조금 굳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고, 세대도 다르고, 무엇을 하는 시간인지 아직은 낯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주차장에서 한 국가유공자 어르신을 먼저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참여하시는 분 같았는데 장소를 잘 모르고 계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 행사 장소를 찾는 과정에서 많이 당황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행사가 있다고 해서 단체가 있는 곳으로 가셨는데 그곳에는 여주로 가는 관광버스 두 대가 있었고, 어르신은 그 버스를 타는 줄 알고 손까지 흔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버스는 그냥 출발했고, 이후에야 시청 안 수련관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안내가 충분하지 않은 순간은 누군가에게 큰 당황과 외로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감정을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오늘 이 자리에 오며 느낀 감정, 또는 요즘 자주 느끼는 감정을 찾아보았습니다.

참여자들은 다양한 감정을 선택했습니다.

  • 설렘
  • 당황
  • 기대
  • 긴장
  • 행복
  • 어색함
  • 고마움
  • 성취감

그중 기억에 남는 감정은 당황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만났던 어르신이 오늘 장소를 찾으며 느꼈던 마음을 이야기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또 학생들 중에는 설렘을 선택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설렘이었지만 이유는 모두 달랐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설렘, 처음 해보는 활동에 대한 기대,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에 대한 두근거림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했고, 어떤 학생은 작품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결은 참 다릅니다.

하지만 서로의 감정을 듣는 순간, 그 다름은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지도를 맛으로 표현하다

이번 활동에서는 밥에 색을 입혀 대한민국 지도를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제주도, 독도까지 각 지역을 어떤 색과 맛으로 표현할지 이야기하며 작품을 만들어갔습니다.

이 활동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한 국가유공자 어르신은 지도를 표현하시며 가장 먼저 독도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독도는 우리나라 건데 빼앗기면 안 되지.”

그 한마디는 설명보다 더 깊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독도는 지도 위의 작은 섬이 아니라 어르신의 마음속에 또렷하게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또 어떤 팀은 제주도는 유채꽃이 많이 피니까 노란색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떤 팀은 북한 부분을 검정색으로 표현했고, 어떤 팀은 흰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또 어떤 팀은 북한을 표현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어떤 팀은 산맥을 표현했고, 어떤 팀은 재료를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들어냈습니다.

같은 대한민국 지도를 보고 있어도 각자가 기억하는 역사, 마음, 경험, 시선은 모두 달랐습니다.

그 다름이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이 새롭게 바라본 대한민국

활동을 마친 후 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었어요.”

또 어떤 학생은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이 설명해주시고 함께 표현해주셔서 우리나라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참 오래 남았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은 어쩌면 교과서 속 지도이거나 뉴스에서 듣는 나라 이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에게 대한민국은 삶의 시간과 선택이 담긴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지도를 만들며 학생들은 지식을 배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통해 나라를 다시 바라보는 경험을 한 것 같았습니다.

감사의 꽃다발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활동은 감사의 꽃다발 만들기였습니다.

파프리카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고마운 마음을 꽃처럼 표현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조금 어색해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만들지?” “이게 꽃다발이 될까?”

그런데 손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파프리카 조각은 꽃잎이 되고, 무순은 줄기가 되고, 작은 재료들은 마음을 담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조심스럽게, 어떤 학생은 과감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감사의 꽃다발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 처음 해보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 생각보다 행복해요.
  • 제가 만든 걸 보니 뿌듯해요.
  •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네요.

처음에는 어색했던 분위기가 활동이 이어질수록 웃음과 고마움, 그리고 작은 성취감으로 바뀌어갔습니다.

푸드는 마음을 부드럽게 연결합니다

푸드는 참 신기한 매체입니다.

말로는 꺼내기 어려운 마음도 손으로 만들다 보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서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어려워도, 같은 재료를 만지고 같은 작품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대화가 시작됩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굳어 있던 표정들이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듣는 동안 조금씩 부드러워졌습니다.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은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왔지만 그날만큼은 하나의 식탁 위에서 같은 마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오늘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번 시간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은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나라에 대한 마음을 나누었고, 청소년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저 역시 “당연한 오늘은 누군가의 선택입니다”라는 문장을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평범하다고 느끼는 하루가 사실은 누군가의 용기와 선택, 그리고 지켜내고자 했던 마음 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남은 질문

오늘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하루는 누군가의 어떤 선택 위에 서 있을까요?

그리고 나는 그 고마움을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함께 생각해보면 좋은 마음

  • 오늘 내가 고마움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 내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세대가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 나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색과 맛으로 기억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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