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을 바꾸려 하기 전에 관계를 먼저 살펴보세요
상담실을 찾는 부모님들은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오십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화를 너무 많이 내요."
"집중을 못 해요."
"자꾸 반항해요."
"고집이 너무 세요."
그래서 부모님들은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 싶어 합니다.
어떻게 하면 말을 잘 들을까?
어떻게 하면 화를 덜 낼까?
어떻게 하면 더 착해질까?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의 장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아이에게만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의 관계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한 아이는 부모 앞에서만 유독 짜증을 냈습니다. 부모님은 버릇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다른 마음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잘못한 것만 보는 것 같아요."
"아빠는 맨날 공부 이야기만 해요."
"나는 아무리 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아이의 짜증은 부모를 괴롭히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속 서운함과 답답함이 표현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거짓말 뒤에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자꾸 거짓말을 했습니다. 부모님은 신뢰가 깨졌다고 화를 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혼날까 봐 무서웠어요."
거짓말의 시작은 나쁜 마음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을 수 있습니다.
물론 거짓말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한 아이를 무조건 나쁜 아이로 보기 전에, 아이가 왜 사실을 말하지 못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아이의 마음
어떤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부모님은 게으르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져 있었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클수록 시작조차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는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실패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뇌는 관계를 먼저 느낍니다
뇌과학에서도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끼면 전전두엽이 활성화됩니다.
전전두엽은 생각하고, 판단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집중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비난받거나 평가받는다고 느끼면 편도체가 먼저 활성화됩니다. 그 순간 아이의 뇌는 배우는 상태가 아니라 방어하는 상태가 됩니다.
부모는 행동만 보지만, 아이의 뇌는 관계를 먼저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행동 뒤에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실에서는 종종 이런 질문을 드립니다.
- 아이가 문제행동을 하기 전 어떤 관계가 있었을까요?
- 그 행동 뒤에는 어떤 감정이 숨어 있을까요?
- 아이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행동은 결과입니다. 감정과 관계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아이를 보며 쉽게 말합니다.
"왜 저럴까?"
하지만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 보면 다른 질문이 가능합니다.
"무슨 마음이 있었을까?"
"무엇이 힘들었을까?"
"어떤 도움이 필요했을까?"
이 질문이 시작되는 순간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아이를 바꾸기 전에 관계를 살펴보세요
아이들은 완벽한 부모를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행동 뒤에 있는 마음을 궁금해하는 부모를 원합니다.
어쩌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행동을 고치려는 노력보다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관계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아이의 행동만 보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 아이의 짜증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을 살펴본 적이 있을까?
- 아이에게 나는 안전한 사람으로 느껴지고 있을까?
- 아이를 바꾸기 전에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문제행동 뒤에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를 바꾸기 전에 관계를 먼저 살펴보면,
그 안에서 아이가 보내고 있던 신호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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