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만들 수 있어요" 채채에게 한 수 배운 날

실수 앞에서 울던 아이가 다시 해보겠다고 말하기까지, 그날 채채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잘하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

며칠 전 작은 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 채채가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색칠을 할 때도 그렇고,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는데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엎드려 한참을 있는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가볍게 들었습니다.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림을 그려주던 저녁

몸이 조금 좋지 않아 밥을 먹지 않고 있었는데, 작은 딸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딸 집에 갔습니다.

채채는 엄마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고, 딸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웃음이 났습니다.

"너 그림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러자 딸이 말했습니다.

"잘 못 그려주면 울거든."

그 말을 듣는데 요즘 엄마 노릇도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수 하나에 마음이 무너진 채채

채채는 엄마가 그려준 그림에 색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선 안을 꼼꼼하게 칠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살짝 삐져나가기도 하고, 생각과 다르게 칠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채채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눈 부분에 살구색이 칠해지자 금세 속상해했습니다.

지우개로 지워주니 깨끗하게 지워졌습니다.

그런데 다시 색칠하다가 또 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딸이 검은색 펜으로 눈동자를 예쁘게 칠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채채 마음은 이미 상해 있었습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딸이 저를 보며 말했습니다.

"엄마, 저런다니까."

설명보다 먼저 필요했던 말

방에 들어가 보니 채채는 침대에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속상했는지 머리는 꼭 숨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옆에 앉아 말했습니다.

"우리 채채가 속상했구나."

"실수해서 싫었던 거야?"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구나."

그러자 채채가 고개를 조금 들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설명이 아니라 마음을 알아주는 말이구나 하고요.

실수해도 다시 하면 된다는 것

저는 채채에게 천천히 이야기했습니다.

"채채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길을 가다가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잖아. 그럼 다시 길을 찾으면 돼."

"밥을 먹다가 흘릴 때도 있지? 그럼 다시 먹으면 돼."

"블록을 만들다가 무너질 때도 있잖아. 그럼 다시 만들면 돼."

"할머니도 실수하고, 엄마도 실수해."

"중요한 건 실수한 다음에 어떻게 하는지야."

채채는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배시시 웃으며 방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는 다시 만들 수 있어요"

밖으로 나온 채채는 블록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열심히 만든 블록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순간 저는 채채 얼굴부터 보았습니다.

또 속상해할까 봐요.

그런데 채채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엄마, 나는 다시 만들 수 있어요."

"더 튼튼하고 멋지게요."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참 뭉클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실수 때문에 울던 아이가 이제는 다시 해보겠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배웁니다

그날 채채는 유치원에서 씨앗을 심어 온 흙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생 홍이가 그것을 만지다가 흙이 조금 새어 나왔습니다.

채채 표정이 다시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채채야,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고 했지?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잠시 생각하던 채채가 홍이에게 말했습니다.

"홍이야, 그러면 안 돼."

"언니가 슬프잖아."

"그리고 씨앗이 나올 수 없어서 씨앗도 슬퍼할 수 있어."

그 말을 듣는데 참 대견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배웁니다.

혼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 더 잘 배우는 것 같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

오늘 채채를 보며 다시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완벽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면서 자랍니다.

그리고 그 실수 앞에서 누군가가 마음을 먼저 알아주면, 아이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가끔은 아이에게 긴 설명보다 짧은 공감 한마디가 먼저일 때가 있습니다.

"속상했구나."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구나."

그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고, 다시 생각할 힘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채채가 한 말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나는 다시 만들 수 있어요."

어쩌면 이 말은 아이뿐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나는 아이가 실수했을 때 먼저 어떤 말을 건네고 있을까요?
  • 아이의 울음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 오늘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공감 한마디는 무엇일까요?

#채채이야기 #할머니의시선 #육아공감 #아이마음읽기 #감정코칭 #실수해도괜찮아 #아이의성장 #손녀육아 #공감육아 #완벽주의아이 #육아일기 #감정교육 #회복탄력성 #다시만들수있어요 #가족이야기

```

댓글 쓰기

0 댓글

신고하기

프로필

이 블로그 검색

01

태그

이미지alt태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