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배우는 삶 ③ │ 엄마는 왜 새벽에 일을 시작할까

엄마는 왜 새벽에 일을 시작할까 | 엄마에게 배우는 삶 ③

87세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를 기록합니다.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가장 놀란 것 가운데 하나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저는 이제 막 눈을 뜨려는 시간인데, 엄마는 이미 하루를 시작하고 계십니다.

방문을 열어보면 엄마는 옷을 갈아입고 계시거나, 마당을 둘러보고 계시거나, 텃밭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8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익숙한 모습입니다.


해가 뜨기 전에 시작되는 하루

한번은 엄마께 여쭤봤습니다.

"엄마, 조금 늦게 해도 되잖아요."

엄마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더우면 일을 못 해."

그 한마디에 이유가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여름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 조금이라도 시원할 때 일을 마쳐야 몸도 덜 힘들고 농작물도 더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평생 자연의 시간을 따라 살아오셨습니다.


엄마는 시계를 보지 않았습니다

도시에 살면서 저는 시계를 보며 움직였습니다.

몇 시에 출근하고, 몇 시에 회의를 하고, 몇 시에 상담을 시작하는지에 맞춰 하루를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조금 달랐습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햇볕이 강해지기 전에 일을 마치고, 해가 지면 하루를 정리하셨습니다.

엄마의 시계는 벽에 걸린 시계가 아니라 하늘이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일어나는 시간도 조금씩 달라졌고, 비가 오면 일도 달라졌습니다.

자연에 맞춰 살아가는 삶은 생각보다 조급하지 않았습니다.


회복도 서두르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회복을 시작한 뒤 저는 자주 조급해졌습니다.

'왜 아직도 머리가 맑지 않을까?' '언제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럴 때마다 엄마는 특별한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오늘 먹을 것을 준비하고, 오늘 해가 지면 하루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엄마를 바라보다 보니 회복도 자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을 재촉한다고 꽃이 먼저 피지 않는 것처럼, 회복도 서두른다고 빨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새벽은 부지런함이 아니라 준비였습니다

예전에는 엄마가 부지런한 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엄마가 새벽에 일어난 이유는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몸을 아끼기 위해, 하루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새벽이 쌓여 87년의 삶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처럼 하늘을 먼저 바라보게 됩니다.

오늘은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지, 무엇을 서두르기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도 엄마에게 삶을 배웠습니다

엄마는 오늘도 해보다 조금 먼저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새벽은 시간을 앞당기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소중하게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엄마는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사셨고,
저는 그 하루에서 삶을 배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여러분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가요?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것보다, 조금 더 천천히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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