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같이 놀자고 해”가 낯가리는 아이에게 힘든 이유|재촉 대신 해줄 말

놀이터에서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른은 금방 알아차립니다.

‘우리 아이도 같이 놀고 싶은가 보다.’

그래서 아이에게 용기를 주려는 마음으로 말합니다.

“가서 같이 놀자고 해.”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봐.”
“가만히 있으면 친구가 생기지 않아.”

어른에게는 응원과 격려의 말이지만, 낯가리는 아이에게는 지금 당장 해내야 하는 과제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등을 떠미는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행동을 재촉하기 전에 아이가 지금 보고 있는 상황과 느끼는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채채에게도 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채채는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쭈뼛거리며 주변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친구들이 모래놀이를 하면 계속 바라보지만 “나도 같이 놀아도 돼?”라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합니다.

제가 “채채도 가서 같이 놀아”라고 말해도 바로 다가가지 않습니다.

“창피해.”
“쑥스러워.”

채채에게는 놀고 싶은 마음과 쑥스러운 마음이 함께 있는 것입니다.

이때 “쑥스러워도 가서 말해봐”라고 재촉하면 채채는 친구에게 다가가는 어려움에 어른의 기대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아이는 왜 먼저 다가가기 어려울까요?

낯가리는 아이가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 친구가 거절할까 봐 걱정되어서
  • 이미 시작된 놀이에 끼어드는 것이 어려워서
  • 여러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 친구들의 놀이를 조금 더 관찰하고 싶어서
  • 낯선 장소와 사람에게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해서

아이가 행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놀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용기가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친구들의 표정과 놀이 방법을 살펴보며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순간을 찾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가서 놀아”라는 말에는 과정이 빠져 있습니다

어른은 아이에게 “가서 놀아”라고 간단히 말하지만 아이가 친구와 놀기까지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1. 친구들에게 가까이 갑니다.
  2. 어떤 놀이를 하는지 살펴봅니다.
  3. 놀이에 들어갈 순간을 찾습니다.
  4.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합니다.
  5. 실제로 말을 꺼냅니다.
  6. 친구의 대답을 듣고 받아들입니다.

낯가리는 아이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한꺼번에 주어집니다.

그래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라는 말보다 아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다음 한 걸음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 “친구들이 무슨 놀이를 하는지 같이 볼까?”
  • “조금 가까이 가볼래?”
  • “할머니가 옆에 같이 가줄까?”
  •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생각해볼까?”

재촉 대신 아이가 보는 상황을 읽어주세요

아이가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른이 먼저 눈앞의 상황을 차분하게 말로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모래로 성을 만들고 있네.”
“채채도 같이 해보고 싶은 것 같아.”
“그런데 먼저 말하려니 조금 쑥스러운가 보구나.”

이런 말은 아이에게 당장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상황과 마음을 정리해줍니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은 아이는 긴장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여유가 생깁니다.

질문을 너무 많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 질문을 연달아 할 때도 있습니다.

  • “왜 안 가?”
  • “같이 놀고 싶지 않아?”
  • “뭐가 창피해?”
  • “친구가 싫다고 할까 봐 그래?”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질문이 반복되면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질문 대신 “친구들을 계속 보고 있구나”라고 짧게 말한 뒤 아이가 먼저 표현할 때까지 잠시 기다려주세요.

아이에게 작은 선택지를 주세요

아이에게 무조건 혼자 다가가게 하기보다 두 가지 정도의 방법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할 수 있습니다.

  • “여기에서 조금 더 볼래, 할머니와 가까이 가볼래?”
  • “할머니가 먼저 말할까, 같이 말해볼까?”
  • “친구에게 물어볼까, 옆에서 모래를 파볼까?”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아이가 더 어려워할 수 있으므로 두 가지 정도만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고른 방법은 어른이 생각한 것보다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선택한 행동은 억지로 떠밀려 한 행동보다 다음 시도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오늘 다가가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아이의 사회성은 한 번의 놀이터 경험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하고, 다음에는 조금 더 가까이 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친구 옆에서 같은 놀이를 시작하고, 어느 날에는 먼저 말을 걸 수도 있습니다.

채채가 끝내 다가가지 못했다면 이렇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많이 살펴봤네.”
  • “같이 놀고 싶었는데 말하는 것이 어려웠구나.”
  • “다음에 마음이 준비되면 다시 해보자.”
용기는 재촉한다고 바로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속도를 존중받을 때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음도 조금씩 자라납니다.

채채가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머뭇거릴 때 “가서 같이 놀자고 해”라고 말하기 전에 채채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함께 상황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등을 미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읽고 다음 한 걸음을 함께 찾아주는 사람, 그것이 낯가리는 아이 곁에 있는 어른의 역할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서 같이 놀자고 해”라는 말은 하면 안 되나요?

항상 나쁜 말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긴장한 상태에서 반복하면 재촉이나 과제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먼저 읽어준 뒤 함께 갈지, 조금 더 지켜볼지 선택하게 해주세요.

아이가 친구를 보기만 하고 다가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놀이 상황을 함께 살펴보고 작은 단계로 나누어주세요. 친구 가까이 가기, 옆에서 같은 놀이 시작하기처럼 말보다 쉬운 행동부터 시도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다가갈 때 부모가 같이 가도 될까요?

아이가 원한다면 함께 가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조금씩 익숙해지면 부모는 반걸음 뒤에서 기다리며 도움을 단계적으로 줄여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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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반적인 유아 심리와 양육 정보를 위한 내용입니다. 아이의 불안이나 의사소통 어려움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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