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큰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다가갑니다.
“나도 같이 놀아도 돼?”
그런데 친구가 대답합니다.
“안 돼.”
“우리끼리 놀 거야.”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부터 어려웠던 아이에게 이 짧은 거절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눈물을 보이면 어른은 마음이 더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말합니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
“다른 친구와 놀면 되지.”
다독이려는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만 아이는 아직 괜찮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경험한 일과 감정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마음의 회복을 돕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목차
채채가 용기 내어 말했는데 거절당한다면
채채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그네를 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런 채채가 큰마음을 먹고 친구에게 말했는데 거절당한다면 무척 속상할 것 같습니다.
“다 타면 나도 타도 돼?”라고 물었는데 친구가 “안 돼. 나 계속 탈 거야”라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에게 “나도 같이 놀아도 돼?”라고 물었는데 “우리끼리 놀 거야”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채채는 그 말을 듣고 다시는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울거나 화를 내며 놀이터를 떠나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친구의 행동을 평가하거나 채채를 다시 놀이로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채채가 어떤 마음을 느꼈는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괜찮아”가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른은 아이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오래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 기분을 풀어주려고 합니다.
- “괜찮아. 그런 일도 있는 거야.”
- “그 친구가 이상한 거야.”
- “다른 놀이를 하면 되지.”
- “울 것까지는 없어.”
그러나 아이가 느낀 속상함은 몇 마디로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감정이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라는 말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정말 괜찮아지기 전에 먼저 사용하면 감정을 서둘러 덮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먼저 알아주세요
채채가 거절당해 돌아온다면 이렇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친구가 거절할 줄 몰라서 당황했겠다.”
“채채는 함께 놀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슬펐구나.”
이런 말은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의 감정이 충분히 이해받으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생각할 힘도 조금씩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울면 충분히 진정할 시간을 주세요
낯가리는 아이에게 친구에게 다가가는 일 자체가 큰 도전이었을 수 있습니다. 어렵게 시도했는데 거절까지 당했다면 감정이 크게 올라오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아이에게 울지 말라고 하기보다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 “여기에서 할머니와 잠깐 쉬자.”
- “마음이 편안해질 때까지 옆에 있을게.”
- “말하고 싶을 때 이야기해도 돼.”
아이가 원한다면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위로를 원하지 않는다면 곁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충분합니다.
거절과 아이의 가치를 구분해주세요
친구가 함께 놀지 않겠다고 했다고 해서 채채에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 아이가 이미 하던 놀이를 계속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낯선 친구와 노는 것이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날의 기분이나 놀이 상황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채채가 싫어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친구의 대답과 채채가 소중한 아이인 것은 다른 일이야.”
거절은 특정한 상황에서 나온 상대방의 대답이지 아이 전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상대 친구를 나쁜 아이로 만들지는 마세요
아이가 거절당하면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상대 아이를 비난하기 쉽습니다.
“그 친구는 못된 아이네”, “그런 친구와는 놀지 마”라고 말하면 순간적으로는 아이의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이후에 그 친구와 다시 놀게 되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친구도 그 순간에는 함께 놀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놀리거나 모욕하고 특정 아이를 반복적으로 배제하는 행동은 한 번의 거절과 다르게 살펴봐야 합니다.
마음이 가라앉은 뒤 다음 선택을 물어보세요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받아준 뒤에는 다음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여기에서 할머니와 조금 쉴까?”
- “다른 놀이를 해볼까?”
- “다른 친구에게 가볼까?”
- “오늘은 집에 가고 싶어?”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바로 다시 도전하도록 재촉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가서 물어봐”, “포기하면 안 돼”라는 말은 아직 마음이 아픈 아이에게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채채가 그날은 더 이상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지 않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쉬거나 다른 놀이를 선택하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방법입니다.
다시 시도하지 않아도 용기는 남아 있습니다
채채가 그날 다시 친구에게 말을 걸지 않더라도 처음 다가갔던 용기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채채가 같이 놀고 싶다고 자신의 마음을 말해봤네.”
- “친구의 대답은 아쉬웠지만 채채가 용기 낸 것은 그대로 남아 있어.”
결과와 시도를 구분해주면 아이는 거절을 자신의 실패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절에 대처하는 말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안정된 뒤에는 집에서 가벼운 역할놀이를 해볼 수 있습니다.
- “알겠어. 나는 다른 놀이를 할게.”
- “나중에는 같이 놀 수 있어?”
- “그럼 옆에서 놀아도 돼?”
- “다 하고 나면 알려줘.”
아이가 반드시 침착하게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 말 없이 안전한 어른에게 돌아오는 것도 충분히 좋은 대처입니다.
반복되는 배제는 어른이 살펴봐야 합니다
친구가 한 번 함께 놀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특정 아이를 반복적으로 제외하거나 놀리는 것은 다릅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른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특정 아이만 반복적으로 놀이에서 제외할 때
- 아이의 외모나 말투를 놀리며 거절할 때
- 여러 아이가 함께 한 아이를 따돌릴 때
- 위협하거나 물건을 빼앗는 행동이 있을 때
- 아이가 친구 관계 때문에 유치원이나 놀이터를 심하게 두려워할 때
유치원에서 반복된다면 아이의 말만으로 상황을 단정하기보다 교사에게 구체적인 관찰을 요청하고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거절당한 뒤에도 자신의 가치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배우도록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질 때까지 곁을 지켜주세요.
채채가 속상한 얼굴로 돌아왔을 때 저는 서둘러 “괜찮아”라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놀고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해서 많이 속상했구나.”
“채채가 편안해질 때까지 할머니가 옆에 있을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금방 다시 웃게 만드는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속상한 마음으로 돌아왔을 때 편안히 머물 수 있는 자리, 그리고 다시 시도하고 싶을 때 언제든 출발할 수 있는 안전한 곁이 더 깊은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거절당한 아이에게 “괜찮아”라고 하면 안 되나요?
“괜찮아”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아직 속상한 상태라면 먼저 감정을 알아준 뒤 마음이 진정되었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같이 놀지 않겠다고 하면 나쁜 행동인가요?
한 번의 거절만으로 상대 아이를 나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모욕하거나 특정 아이만 반복적으로 배제한다면 어른이 상황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거절당한 뒤 다시 친구에게 다가가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바로 다시 시도하도록 재촉하지 말고 마음을 회복할 시간을 주세요. 집에서 역할놀이를 통해 거절에 대처하는 말을 가볍게 연습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다음 글
낯가리는 우리 아이 ⑩ 언제까지 기다리고, 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유아 심리와 양육 정보를 위한 내용입니다. 친구 관계의 어려움과 불안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교사 또는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보세요.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