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잘 지내던 아이가 엄마를 만나자마자 울거나 짜증을 낼 때가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안아달라고 보채고,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엄마에게 해달라고 합니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엄마는 당황하고 지칩니다.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잘하면서 왜 엄마에게만 이러는 걸까?”
“엄마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하지만 아이가 엄마 앞에서 더 많이 울고 떼를 쓰는 이유를 버릇이나 고집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안아달라는 말에는 돌봄과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 크게 우는 아이뿐 아니라 조용히 참는 아이의 마음도 살펴야 합니다.
- 감정은 공감하되 행동과 요구에는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더 많이 안아달라는 홍이
홍이는 채채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입니다. 언니가 가진 장난감을 보면 자신도 갖고 싶어 하고, 엄마에게 자기를 더 많이 안아달라고 요구합니다.
주변의 분위기를 빠르게 살피고 지금 누구에게 엄마의 관심이 향해 있는지도 잘 알아차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엄마에게 자신을 먼저 챙겨달라고 보채는 일이 많습니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홍이는 말합니다.
“나는 아기라서 다리가 아파.”
“잘 못 걸어가.”
“엄마, 안아줘.”
홍이의 이런 모습이 귀여울 때도 있지만 요구가 반복되면 엄마는 많이 힘들어집니다.
두 아이를 함께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한 아이가 계속 안아달라고 하면 몸도 힘들고 마음의 여유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니라서 고집부리지 않아”
안아달라고 보채는 홍이를 보며 채채는 말합니다.
“나는 언니라서 홍이처럼 고집부리지 않아.”
그러고는 제법 의연하게 혼자 걸어갑니다. 그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입니다.
채채가 정말 괜찮아서 걷는 것인지, 자신은 언니이기 때문에 참고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홍이는 자신이 아직 아기라는 것을 강조하며 엄마의 품을 적극적으로 요구합니다. 반면 채채는 언니라는 역할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욕구를 뒤로 미루는 것처럼 보입니다.
홍이는 “나를 안아줘”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채채는 “나는 언니니까 참을 수 있어”라고 표현합니다.
두 아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떼쓰는 아이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울고 보채면 어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 아이에게 향합니다. 울음을 멈추게 하고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반면 조용히 참고 있는 아이는 괜찮아 보입니다. 스스로 걷고 기다리며 불평하지 않으니 따로 살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채채도 걷기 싫고 엄마에게 안기고 싶은 날이 있을 것입니다.
“역시 언니는 다르구나”라는 칭찬은 채채를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이 반복되면 ‘나는 언니답게 행동해야 사랑받는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의젓함을 칭찬하면서 약한 마음도 표현할 수 있도록 말해주세요.
- “언니여도 안기고 싶을 수 있어.”
- “채채도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아.”
- “홍이뿐 아니라 채채의 마음도 엄마에게 중요해.”
둘째는 정말 눈치가 빠른 걸까요?
둘째 아이는 첫째와 부모가 주고받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기회가 많습니다. 언니가 어떻게 말할 때 엄마가 반응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면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그래서 홍이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둘째는 원래 눈치가 빠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둘째라도 아이마다 기질과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홍이는 자신의 욕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엄마의 관심을 얻는 데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아기야”, “다리가 아파”, “안아줘”라는 말에는 걷기 싫다는 마음과 함께 엄마의 품에서 돌봄받고 싶은 마음도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안아달라는 말에는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안기는 것은 단순히 편하게 이동하는 방법만은 아닙니다.
엄마의 품에 안기면 엄마의 관심을 온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몸이 가까워지고 자신이 여전히 엄마에게 소중한 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니와 엄마의 관심을 나누어야 하는 홍이에게 안아달라는 요구는 이런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나를 먼저 챙겨줘.
나도 엄마에게 소중한 아이라고 말해줘.
먼저 그 마음을 말로 알아줄 수 있습니다.
- “홍이가 엄마에게 안기고 싶구나.”
- “엄마 품이 그리웠나 봐.”
-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었구나.”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요구가 무시되지 않았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이해한다고 계속 안아줄 수는 없습니다
홍이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해서 원할 때마다 계속 안아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의 몸이 힘들거나 두 아이를 동시에 돌봐야 할 때는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 “안기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지금은 계속 안고 갈 수 없어.”
- “여기까지는 안아주고 그다음부터는 걸어가자.”
- “지금은 채채와 손잡을 차례야. 홍이는 반대쪽 손을 잡자.”
- “집에 도착하면 엄마가 꼭 안아줄게.”
감정은 받아주면서 어른이 실제로 해줄 수 있는 범위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울더라도 기준을 바로 바꾸지 않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울음을 빨리 멈추게 하려고 매번 안아주면 아이는 더 크게 보채는 것이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이라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만나면 참았던 감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이는 어린이집이나 낯선 장소에서 나름대로 많은 힘을 사용합니다. 정해진 순서를 따르고, 친구와 장난감을 나누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가장 익숙한 엄마를 만나면 긴장이 풀립니다. 하루 동안 참았던 피로와 배고픔, 서운함과 그리움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만나자마자 안아달라고 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엄마를 싫어하거나 만만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엄마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엄마가 편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말로 엄마의 힘듦까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울음과 떼쓰기를 매일 받아내는 일은 실제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에는 기준을 세워주세요
안전한 관계라고 해서 아이의 모든 행동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가 났다고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고, 울음으로 언니의 장난감을 빼앗는 행동까지 받아줄 수는 없습니다.
“속상해서 울 수는 있어.”
“하지만 때리거나 물건을 던질 수는 없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로 이야기해보자.”
감정은 잘못이 아니지만 모든 행동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기준을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아이의 마음을 함께 지키는 방법
두 아이가 모두 안아달라고 한다면 어느 한쪽에게 계속 참으라고 하기보다 가능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이번에는 홍이를 잠깐 안아주고 다음에는 채채를 안아줄게.”
- “엄마가 앉아서 두 사람을 한 명씩 안아줄까?”
- “걸어갈 때는 두 사람이 엄마의 양손을 하나씩 잡아보자.”
중요한 것은 완전히 똑같은 시간과 방법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두 아이 모두 자신의 마음이 보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홍이는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하고, 채채는 언니라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해도 된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크게 우는 아이와 조용히 걷는 아이
홍이는 안아달라고 말하며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채채는 “나는 언니니까 고집부리지 않아”라고 말하며 의젓하게 걸어갑니다.
겉으로 보면 홍이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이고 채채는 말을 잘 듣는 아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홍이의 떼쓰기 안에는 돌봄받고 싶은 마음이 있고, 채채의 의젓함 안에는 참고 있는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크게 우는 아이의 요구뿐 아니라
조용히 참는 아이의 마음까지 살피는 일입니다.
두 아이가 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도, 조용히 참는 아이도 모두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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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1. 엄마만 보면 떼쓰는 아이는 엄마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건가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가장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엄마를 만났을 때 하루 동안 참았던 피로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Q2. 걸을 수 있는데 계속 안아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기고 싶은 마음을 먼저 알아준 뒤 “여기까지 안아주고 그다음에는 걷자”처럼 가능한 범위를 알려주세요. 아이가 울더라도 정한 기준을 일관되게 지키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3. 의젓한 첫째는 그대로 두어도 될까요?
의젓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언니여도 안기고 싶을 수 있어”라고 말해주며 첫째도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아이가 자주 떼를 쓰더라도 한 가지 행동으로 성격을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행동이 매우 심해 아이와 가족의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어려움이 생긴다면 관련 전문가와 상담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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