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참는 것이 항상 좋은 방법일까요? 아니면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이 뇌에는 더 도움이 될까요?
감정을 참을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이유
살다 보면 "괜찮아요.", "아무렇지 않아요."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괜찮아서 하는 말도 있지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가 났지만 참습니다.
슬프지만 울지 않습니다.
불안하지만 괜찮은 척합니다.
그러다 보면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몸은 긴장하고, 머릿속은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이유 없이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하면 약해 보일까 봐 걱정합니다.
그러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과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감정을 누군가에게 쏟아내는 방법이 아니라, 안전하게 밖으로 표현하고 바라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뇌과학|감정을 억누르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다릅니다
감정은 위험하거나 중요한 일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신호입니다.
화가 나는 것도, 슬픈 것도, 불안한 것도 모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계속 억누르면 마음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떠오르거나 몸의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안전하게 알아차리고 표현하면 현재 자신의 상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감정을 말로 설명하거나, 글을 쓰거나, 표현활동을 하는 과정은 자신의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감정에 휩쓸리는 것과 감정을 바라보는 것 사이에 작은 거리를 만들어 줍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심리치료와 표현 중심 접근에서는 감정을 안전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중요한 회복의 요소로 다루고 있습니다.
편도체와 전전두엽은 서로 협력합니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불안할 때 편도체를 포함한 뇌의 경계 체계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편도체는 위험을 빠르게 알아차리는 역할을 하지만, 항상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보다 더 크게 불안해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 현재의 감정을 천천히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과정은 전전두엽이 상황을 다시 살펴보고 의미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화가 났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서운했다."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속상했다."
"사실은 이해받고 싶었다."
처럼 감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질 수 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목적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나를 모두 지배하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미주신경과 '안전하다'는 경험
사람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 몸도 조금씩 긴장을 내려놓습니다.
편안한 목소리, 천천히 움직이는 호흡, 익숙한 공간,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는 몸에 '지금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에서도 안전감은 매우 중요합니다.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평가가 없고, 정답도 없습니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처럼 안전한 환경에서 푸드재료와 자연물을 천천히 만지고 표현하는 경험은 몸과 마음이 조금씩 긴장을 낮추는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회복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표현은 감정을 '밖으로 꺼내 보는 과정'입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에서는 파스타면과 콩, 쌀과 잡곡, 과일과 채소, 씨앗과 껍질 같은 푸드재료를 표현의 매개로 활용합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나뭇잎과 꽃잎, 열매, 풀, 작은 돌 역시 중요한 표현의 매개가 됩니다.
표현을 시작할 때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손이 먼저 푸드재료와 자연물을 선택하고, 천천히 배열하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재료를 서로 멀리 떨어뜨려 놓고, 어떤 사람은 하나로 모읍니다.
어떤 사람은 빈 공간을 많이 남기고, 어떤 사람은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푸놀치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성급하게 해석하지 않습니다.
표현한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며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을 존중합니다.
푸놀치는 재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재료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정은 작품 속으로 옮겨지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을 바라보며 다시 이해되는 과정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조절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조절이라는 말을 들으면 감정을 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조절은 감정을 억누르는 능력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금씩 거리를 두는 능력에 더 가깝습니다.
표현활동은 감정을 밖으로 꺼내어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 앞에서 잠시 머무르며 자신의 마음과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감정을 무조건 피하거나 억누르기보다, 이해하고 조절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10분 푸놀치|감정을 밖으로 꺼내 보기
이번 활동은 감정을 없애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산책 중에는 자연물을, 실내에서는 파스타면과 콩, 쌀, 잡곡, 씨앗, 과일껍질 등 푸드재료를 활용합니다.
2분|지금 내 감정을 떠올려 봅니다
좋고 나쁜 감정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3분|손이 가는 표현의 매개를 선택합니다
파스타면, 콩, 쌀, 나뭇잎, 꽃잎, 열매 등 어떤 재료든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손의 선택을 믿어봅니다.
3분|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사람을 만들어도 좋고, 길을 표현해도 좋습니다.
모양 없이 재료를 놓아도 괜찮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2분|표현과 대화합니다
"내 감정은 어디에 놓여 있을까?"
"가장 눈에 들어오는 재료는 무엇일까?"
"이 표현이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을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표현을 바라보는 시간이 이미 자기이해의 시작입니다.
활동할 때 기억하면 좋은 점
감정을 표현한다고 해서 모든 감정을 자세히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지 않아도 표현은 가능합니다.
표현을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비교하지 않아도 됩니다.
감정이 강하게 올라오면 잠시 쉬어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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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문장
감정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안전하게 만나고 이해해야 하는 마음의 언어입니다.
마무리
감정을 참는 것이 강한 사람이 되는 길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푸드재료와 자연물은 그 마음을 밖으로 꺼내어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표현의 매개입니다.
오늘 10분, 감정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먼저 감정을 만나보세요.
그 시간이 마음을 돌보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 예고
[푸드표현예술치료와 뇌과학 ⑤] 감정을 이름 붙이는 순간, 뇌는 왜 조금 더 편안해질까요?
감정을 '화'라고만 말하는 것과 '서운함', '실망', '외로움'처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감정 이름 붙이기와 뇌의 자기조절 과정을 함께 살펴봅니다.
※ 이 글은 푸드표현예술치료와 뇌과학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의료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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