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의 눈빛으로 자신을 배웁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무심코 했던 말투를
아이가 그대로 따라 할 때요.

또는 물을 쏟고 나서
바닥보다 먼저 부모 얼굴을 바라볼 때요.

그 순간 알게 되더라고요.

아이는 지금
내 말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내 반응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배우고 있구나.

아이는 부모의 반응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갑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에게 말합니다.

“인사 잘해야지.”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아야지.”
“밥은 잘 먹어야지.”

다 필요한 말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아이에게 더 깊게 남는 건 말의 내용보다
그 순간 부모의 표정과 분위기인 것 같아요.

따뜻하게 웃어주던 얼굴.
실수했을 때 굳어버린 표정.
지친 목소리.

아이들은 그런 감정을 몸으로 먼저 느낍니다.

왜 아이는 부모 눈치를 먼저 볼까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실수한 순간 부모 표정을 먼저 살핍니다.

“엄마 화났나?”
“아빠 기분 안 좋은가?”

아직 어린 아이들도
부모 감정에 아주 민감합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큰 반응을 경험한 아이는
점점 눈치를 먼저 배우게 되기도 합니다.

실수 자체보다
부모 감정을 더 무서워하게 되는 거죠.

사회학자 찰스 쿨리는
사람이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아를 형성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거울자아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거울은
부모입니다.

자존감 높은 아이는 완벽한 아이가 아닙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존감 높은 아이를 떠올리면

밝고 씩씩한 아이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자존감 높은 아이도 울고
실수하고
속상해합니다.

다만 다른 점은
실수 하나로 자기 존재 전체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하면 돼.”
“실수할 수도 있어.”

이 감각이 아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힘은
혼나서 생기는 게 아니라
받아들여지는 경험 속에서 자랍니다.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는 회복이 빠릅니다

넘어진 아이가 다시 일어나는 건
넘어지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넘어져도 괜찮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장난감이 무너져도 다시 쌓는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괜찮아.”
“다시 해보자.”

이런 반응을 경험한 아이는
실패 앞에서 조금 덜 무너집니다.

사랑받는다고 충분히 느끼는 아이는
실수해도 자기 존재까지 부정하지 않거든요.

혼내지 않아도 아이는 배웁니다

물론 아이에게는 훈육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행동은 알려줘야 하고
생활습관도 배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아이는 무서워서 배우기보다
관계 속에서 더 많이 배우더라고요.

혼날까 봐 멈춘 행동은
잠깐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존중받는 경험 속에서 배운 아이는
왜 그래야 하는지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
완벽한 훈육보다
실수했을 때의 부모 반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부모의 반응

아이가 울 때
“울지 마.”보다

“속상했구나.”
“많이 놀랐겠다.”

이렇게 말해주는 순간이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아이에게는 굉장히 큰 경험입니다.

내 감정을 누가 알아봐준다는 것.

그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마음이 단단한 아이는
감정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느껴본 아이인 것 같아요.

오늘 아이에게 어떤 눈빛을 보내고 있나요

혹시 오늘도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조급한 말부터 나오지는 않았나요?

“빨리해.”
“또 왜 그래.”

부모도 사람이라
지치고 힘든 날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오래 남는 건
완벽한 부모보다

실수했을 때 다시 안아주던 표정.
울고 있을 때 기다려주던 태도.
괜찮다고 말해주던 목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눈빛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배워가니까요.

오늘은 아이를 바로잡기 전에
아이 마음을 먼저 바라봐주는 하루여도 괜찮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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